우체국이야기
런던우체국의 소소하고 재미난 에피소드를 들려드립니다.
자격증 없는 어설픈 큐레이터
18/06/20 19:44:42 런던우체국 0 조회 1895
한국에 있는 작가에게 연락이 왔다.
작년에는 직접 참가 했지만, 


올해는 


영국 방문 대신 자신의 그림을 보내 줄테니,


본인을 대신해 옥스포드 City Hall전시회에 직접 출품해 달라고 한다.  


예전과 다른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배달’과 ‘작품설치’을 같이 부탁 했다.  

 
 



그 말에 갑자기 사명감이 피어나고 ‘자격증 없는 어설픈 큐레이터’가 되어 버린다.


 
큐레이터, curator


명사
1.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자료의 수집·보존·관리·전시·조사·연구 및 기타 이와 관련되는 전문적 사항을 담당하는 사람.

 

금요일 늦은 오후, 


전시 Hall안의 많은 작가들 속에 우리가 있다. 


한국의 작가가 보내준 수평자와 망치와 못이랑 사다리를 이용해 


제법 진지하게 설치 작업을 한다. 




 
영상 통화로 한국에서 설치 안내를 해주기로 한 작가는 


새벽 시간이라 그런지 연락이 않된다. 


우리의 느낌으로 작업이 끝난후, 


뒤늦은 통화 연결에 웃으며 말한다. 


‘우리를 너무 믿는건 아니냐고’ !!^^

 
지나가는 행사 관계자가 설치된 그림을 보고 너무 예쁘다며 어떤 종류의 물감을 사용 했는지 물어 본다. 살짝 당황 했지만, 창작의 고통과 그림이 주는 메세지를 공감해 주는것 같아 작가의 마음을 대신해 고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대답이 늦어지자, 그림의 터치를 보니 ***물감을 사용한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넌 안목이 있는 진정한 큐레이터’ 라는 메세지를 미소에 담아 그녀에게 던져주었다. 



며칠후 ‘큐레이터 놀이’가 끝나고 작품을 철수하고 


그림의 다음 행선지를 안내하는 한국의 작가가 마지막 메세지를 카톡에 남겨 주었다. 


“”비용은 예상보다 높았지만 ㅋㅋ, 돈을 떠나서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 드립니다 “”


  

 
 
이전글 동네 이사
다음글 의리
댓글목록 0개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십시오
답글쓰기
작성자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숫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