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이야기
런던우체국의 소소하고 재미난 에피소드를 들려드립니다.
환치기
18/06/20 19:08:27 런던우체국 0 조회 1444
한국으로 보내는 모든 물건은 서류 작업을 합니다.
무슨 물건을 보내는지,
가격은 얼마나 하는지,
새 것인지, 사용하던 것인지.
이렇게 자세히 적는 가장 큰 이유는 세관 때문입니다.
 
품목을 정확히 적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데로 대충 적어서
세관에서 문제가 생기면 배송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런 이유로
품목을 정확하게 적지 않으면
저희는 고객분들에게 전화를 드립니다.
 
품목이 정확해도 세관에 문제가 있을 것 같은 물건도
전화 합니다.
 
그런 전화를 열심히 하고 있는 어느날,
중년의 여성분이 입던 옷을 보냈다고 하십니다.
목소리 뉘앙스에서 중국 동포 분이라고 느낄수 있습니다.
작년부터 저희가 많이 유명해 졌는지,
중국 동포 분들도 저희를 통해서 한국에 계신 가족 분들에게
선물 많이 보내십니다.
 
그런데, 잠시후에 그 안에 돈이 있다고 하십니다.
1150 파운드.
현금 화폐는 배송이 않된다고,
보내도 X-Ray 하면 다 확인이 된다고 해도,
꼭 보내 달라고 하십니다.
한국에 딸이 아파서 수술비 급히 보내는거라 하십니다.
은행에서 송금하시라고 말씀 드려도
송금 방법도 모르시고 도움을 받은 사람도 없다고 하십니다.
식당에서 힘들게 일해서 두 달을 모은 돈이라고 합니다.
 
일단 돈을 찾기로 했습니다.
상자를 열어 옷을 뒤젖습니다. 그런데 돈이 없습니다.
작은 상자안에 옷 두벌이 있는데 주머니에도,
옷을 털어보아도 돈이 없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옷 소매단과 점퍼 끝단안에 돈이 있습니다.
 
환치기
통화가 다른 두 나라 즉 한국과 영국에 계좌를 만든 뒤 한국에서
원화로 송금하 영국에서 파운드로 인출하는 불법 외환거래 수법환치기를 이용하면 외국환 은행을 거치지 않아 외국환거래법에
규정된 송금의 목적을 알릴 필요도 없고 정상적으로 환전할 경우
지불하는 환수수료도 물지 않는다
 
지인에게 저녁에 옷에서 찾은 돈을 주기로 하고
파운드에 해당하는 원화를 아주머니 따님의 한국 통장으로
입금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잠시후, 지인에게 송금 했다는 메세지를 읽는 순간, 전화가 울립니다.  
방금 한국에서 돈 입금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너무 고맙다고 하십니다.
 
은행 인출기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하셨는데,
정말이었나 봅니다.
 
퇴근하기전 불현듯 남아있는 ‘입던 옷 2벌’ 만 남아있는 상자가 생각났습니다.
전화 해서 일부러 돈 때문에 보내신 것이라면 도로 K-mart에 갖다 놓을테니
가져 가시라고 했습니다.
 
많이 미안해 하시면 그냥 한국으로 보내도 된다고 하시지만
배송비 12 파운드도 영국에서 허투루 쓸수 있는 돈이 아닌것 같아
12 파운드 비닐백에 넣어 상자에 잘 붙여서
K-Mart에 두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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