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이야기
런던우체국의 소소하고 재미난 에피소드를 들려드립니다.
기네스 세계 기록
18/06/20 18:52:37 런던우체국 0 조회 1802
우체국에는 상담 전화가 많이 옵니다. 
 
고양이를 보내고 싶다.
자동차를 보내고 싶다.
전시회 그림을 보내고 싶다.
..etc
고양이는 가격이 비싸서 포기하셨지만
보내는 물건은 모두 사연이 있습니다.
편지 한 장  ‘Letter’ 라고 써도 되지만
수신인과 발신인 사이에 사랑이 느껴진다면
저희는 ‘Love Letter’ 라고 적습니다.
그래서 공항에서 밀수와 불량 신고를 찾아 내려고 눈을 크게 뜨고 있는 세관 아저씨가
‘러브’ 라는 말에 피식 한번 웃고  그들의 사랑을 ‘피식’으로 잠깐 느꼈으면 합니다.  
우체국을 통해 나가는 수백개의 물건 모두 누군가의 사연을 담고 
누군가의 사랑의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상도 억양이 강한 40대 후반의 여자 목소리가 수화기에서 들립니다.
술 보내도 싶다고 하십니다.
술은 한국에 도착해서 세금 나온다고 하니
보낼수만 있다면 보내고 싶다고 하십니다.
며칠전에 한국에서 돌아왔는데,
한국에 계신 80세가 넘으신 아버님이 무척 흑맥주를 좋아하시는데 가지고 가지못해  많이 서운해 하셨다고 합니다. 그 서운함이 마음에 걸려 저희에게 전화 하셨다고 합니다.
영국에서 보내는 배송비와 세금이면 한국에서 Gunness 맥주를 구입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말씀 드렸지만 영국에서 딸이 보내준 흑맥주를 드시는 아버님의 모습은 가격으로 정할수 없는 사랑이겠지요.
제가 좋아하는 광고 ‘MASTER CARD’의 스로건 ‘PRICELESS’와도 같은 느낌입니다.조금 비딱하게 보면 신용카드 마구 써서 하고 갖고 싶은것, 하고 싶은 것 모두 하자라는 느낌도 있지만.
기네스 맥주는 맥주 팔아서 기네스북도 만들고 영국에서 자식의 사랑도 한국으로 전달 하는 좋은 회사인것 같습니다.    
 
 《기네스 세계 기록》(Guinness World Records)은 천문 지리, 자연, 역사, 과학, 인문 등의 분야에서의 세계 기록들을 기술한 이다. 기네스 사가 해마다 출간하는 일종의 참고류 도서이다. 2000년까지는  기네스  오브 레코즈 (The Guinness Book of Records)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다. 흔히 사람들이 기네스  (Guinness Book)이라 일컫는다.[1]
 
며칠후 저희 창고로 기네스 맥주가 담긴 상자 하나가 들어왔습니다.
Tesco 수퍼마켓에서 구입한 영수증까지 상자위에 깔끔하게 붙어서.
그 다음날 생각없이 창고를 돌아다니다가
혹시나 하는 걱정에 조금 큰 상자로 한번 더 포장하고 제 자리에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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