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이야기
런던우체국의 소소하고 재미난 에피소드를 들려드립니다.
내동생 !!
18/06/20 19:24:27 런던우체국 0 조회 354
한국으로 매주 많은 짐이 나간다. 


어떤 가방은 어느 누구의 이사짐 이고 


어떤 상자는 누구를 위한 선물이고 


또 어떤 상자는 선물을 위장한 판매 상품이기도 하다. 




가끔 예쁜 포장지 위에 꽃모양 리본이 달려 있는 상자를 보면 

보낸 이의 정성과 사랑은 느껴진다. 

하지만, 우리는 그 리본 포장 그대로 한국까지 배달 될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는 것을 안다. 

한국까지 가는 길은 ‘백화점 배달 서비스’처럼 한번에 가는 길이 아니다. 


우리는 선물이든 개인 짐이든 포장 상태를 보면

짐 주인의 생활 태도와 성격이 느껴진다.  

포장이 깔금하면 목소리도 씩씩하다. 

본인의 짐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엉성한 포장이면 

짐 주인의 목소리는 답답하다. 



 
공항 배달 전에 상자나 가방의 포장을 확인해서 

포장이 허술하면 재포장을 해주지만, 

이 경우에는 ‘고객에 대한 사랑’이 아닌 포장 불량으로 생길 수 있는 

‘파손에 대한 자기방어’의 성격이 강하다. 



창고에 도착한 상자를 보면 

한국에서 가족들이 보내준 EMS 상자를 재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상자는 상자일뿐 !, 


 
상자만 튼튼하면 재사용은 상자 구하기 힘들고 

가격이 비싼 영국에서 아주 효과적이다.  

(배송회사 입장에서 강추!!)



한국에서 받았던 상자지만 이제 한국으로 되돌아 가기 위해 

우리 창고에 도착한 상자에 이렇게 써있었다. 


 ‘달인’의 김병만의 목소리가 들린다.


‘무거운 상자 들고 우체국까지 들고 가봤어?”


안 들고 가봤으면 말을 하지 마세요”



그러면서 이렇게도 써 있었다. 


 

“언니는 ‘언니’ 라고 부르면서 동생은 ‘내 동생’ 이라고 부르는지 


우체국까지 상자를 들고 가보니 그 말뜻을 알겠네. “


 

착하고 유머러스 한 언니다. ^^




나도 동생이 있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지만

어릴 적부터 남을 생각하는 마음이 나보다 더 어른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동생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어릴 적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더 많이 남는 

사람이기도 하다.



 
결혼 10주년 기념 행사로 3년의 준비기간(적금)을 거쳐 

그녀의 가족들이 영국을 방문했다.  




만남도 잠시, 그들은 한국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선물로 구입한 2012년 올림픽 곰돌이 인형을 공항 X-ray 검사대에서 


잃어버렸다고, 


영국 사람들은 이런 경우 잘 찾아주기 않냐며 조심스러운 목소리로 


한국에서 전화가 왔다.



난 찾을 수 있는 확률은 상자에 붙여진 꽃 모양의 리본이 떨어지지 않고

한국까지 배달되는 확률과 동일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히드로 공항’ 분신물 센터/싸이트에 문의했다. 

그리고 곰돌이 인형이 없다는 연락을 바로 받을 수 있었다. 




지난주에 ‘카카오톡’으로 사진 한 장을 받았다.


 
인형 박스를 들고 ‘외삼촌 고마워요’ 라고 쓴 스케치북을 들고 있는 

조카들 사진 - ‘인증샷’ 이다. 


사진을 보니 내 얼굴에 미소가 생긴다. 


그러다가 바로 미소가 멈춰지고 조금 미안하다는 생각이 든다. 



절절한 동생 사랑에 마음이 아파서, 

어디서 파는지도 모르면서 런던의 장난감 가게를 하루 종일 헤매고 다닌 것도 

아니고 문득 생각난 그녀의 인형을 인터넷에서 15분만에 찾았는데 말이다. 



왜! 그걸 여름에 바로 하지 못하고 크리스마스 선물도 아니면서


겨울이 시작되는 이제서야 보내주었을까!


 

그리고 난 유머러스 한 어느 누구의 ‘언니’처럼 직접 무거운 상자를 들고 우체국까지


갈  필요도 없었는데 말이다. 


더 빨리 생각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내 동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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